나들이 이야기

한라산에 눈이...

라온! 2014. 12. 2. 15:15

 

첫눈이었다.나에게는 오늘 이 눈이....

몇미터 앞도 보이비 않을만큼 시야는 좁았지만  그래서 정말 눈부신 눈꽃은 담지를 못했지만

그래도 좋았다.처음 맞는 첫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드디어 이젠 한라산이 겨울을 알렸다

뽀드득 뽀드득 발자욱 소리도, 입김으로 눈썹에 고드름이 얼어도,손끝 발끝이 시려도...

10대,20대,30대,40대... 눈은 나이랑 상관없이 늘 설레임을 준다. 

 

그 설레임에 끌려 궂은 날씨랑 상관없이....

그리 많은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어리목과 1100고지에 잠시 머물다 왔다.

 

버스로 30분 거리인데 출발지는 비가오고 이곳은 이렇게 힌눈이 내린다.

정말 축복받은 땅이지 않는가?

난 일에서 벋어나 휴식을 위해 산을,계곡을,오름을,길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산을,계곡을,오름을,길을 걷고나면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눈은 너무나 맑고

몸은 움추려지나 심장은 너무 뜨겁다

눈보라가  걷혀 짧은 시간 비춰주는 햇살은 긴 시간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에 이렇게 내 발자욱만이 내가 온길을 말해준다.

온전히 나에게만 주어진 선물이다.

그래서 감사하다..그래서 미안하다..

 

내리는 눈밭속에서는             ..서정주..

괜,챦,타,...

괜,챦,타,...

괜,챦,타,...

괜,챦,타,...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밭속에서는

까투리 매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소리...

괜,챦,타,..괜,챦,타,,...괜,챦,타,...괜,챦,타,...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밭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다 안끼어 오는 소리...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애기 작은이애기들이 오부룩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괜챦타,...

괜챦타,...

괜챦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밭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