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터미널에서 20여분이면 되는데 이곳은
아직 겨울이다
힌 눈도 그 힌눈에 비쳐진 하늘도 무엇이라 해야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풍경에 놀라면서 신발이
이곳과는 맞지 않는 탓에 오래도록 걸어보지는 못했다
사실 좀 이르지 않나 싶었지만 괭이눈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았던 발길이었다.'
근데 이런 뽀드득 뽀드득 눈길이라...?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뭄을 닫아 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평소에 마음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명나라 문인인 '진계유'의 글 중에서...
나의 경솔함을 꾸짖기라도 하듯 누군가가
보내준 이 글이 나를 많이 돌아보게 한다.
몰라서 못하는 것 보다
어쩜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그래서 시간이 흐르고 난뒤 참 후회가 많이 남는다
우리 서로 기쁜 사람이 되자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인하여
속마음 마저 막막할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 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것이 되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 날 불현듯이 지쳐 쓰러질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슬픔이 너무 클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 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
신발만 적정한 것을 신고 왔으면 혼자
이성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데 오래 투지할 수 있었을텐데..
산수국은 꽃이 지고 난후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모습 그대로를 참 오랫동안 간직하는 꽃이다
성급함에 괭이눈과는 만나지 못했지만 가지 끝에서는
벌써 봄눈들이 삐죽삐죽 움틀 준비를 하고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고
아무리 추워도 오지 않는 봄은 없기에...
너무 눈이 부셔 실눈을 뜨고 안 보는 척 본
하늘은 답답하고 꼬질꼬질 했던 내 마음까지도
깨끗이 씻겨 주었다
절대
어제를
후회하지 마라
인생은
오늘의 나 안에 있고
내일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