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진 날에......양진건
벚꽃이 지니 비로소
그 나무 아래를 지날 용기가 납니다
하마 벚꽃 핀 날에 걸었더라면
나는 내내
당신을 향한 길에 들어서지 못했을 겁니다
눈부심이야 당신만으로도 족한데
꽃 멀미도 멀미려니와
벚꽃을 배경으로 한 세상은 퍽이나 황홀해서
종내 앞을 볼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꽃이 피기전에 얼른
얼른,당신을 보고서는
꽃그늘이 한창인 동안에는 마음만 졸이다가
아,그 그늘에서 웃는 사람들만 부러워하다가
마침내 벚꽃이 졌으니
용기를 내어 당신을 찾습니다
그러나 꽃이 지기는 졌다지만
땅바닥으로 꽃들이 실어나르는 바람의 선이
어지간히도 고운 게 아니어서
왜 이 길을 넘어서야만 만날수 있는 건지
당신을 탓하게 됩니다.
온 세상을 하햫게 덥고도 남을것 같은 벚꽃이
이젠 연두빛 잎들에게 슬며시 밀려나가고 있네요.
연한 붉은 빛의 봉오리가 힌색의 꽃잎을 열더니
어느날 힌 꽃눈이 되어 땅을 덥고 바람결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며 사라져가는 모습이.....
참 복잡한 마음입니다...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