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매와 매화...
긴 겨울장마인가?
일주일 가까이 궂은 날씨이다
날씨가 개일듯하여 찾았는데
이 곳 역시 빗방을이...
매화는 제대로 뽐내지도 못하고 시들고 있다
가장 아름다울때인데도
봄을 재촉하는 비이기는 하지만 야속타!




































매화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 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에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여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힌 봄햇살도 꽃잎속에 접혀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알고있어 편하게만 살순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손꼽동무에게
오늘은 향기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