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매화

라온! 2024. 2. 5. 18:44

노리매와 매화...

 

긴 겨울장마인가?

일주일 가까이 궂은 날씨이다

날씨가 개일듯하여 찾았는데

이 곳 역시 빗방을이...

 매화는 제대로 뽐내지도 못하고 시들고 있다

가장 아름다울때인데도

봄을 재촉하는 비이기는 하지만 야속타!

 

 

 

매화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 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에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여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힌 봄햇살도 꽃잎속에 접혀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알고있어 편하게만 살순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손꼽동무에게

오늘은 향기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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