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후늦게부터 시작이 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남소로기를 가려고 했는데....
예보보다 빨리 내리기 시작한 비바람으로 우산을 쓰고 걸을 수 있는 곳이며
가파도군과 청보리양의 결혼 7주년 축하도 해 줄겸 그곳으로 가자고 해서 지난주에 다녀온 나로서는
딱히 반가운 코스는 아니었지만 여론에 등떠밀려...다시 찾아간 가파도 !!
비비람은 오락가락 하며 오다 개다를 반복했다.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여행을 오신분들이 많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를 않아서 참 많이 벼르고 왔을텐데....
지난번에 왔을때 시간이 짧아 다 돌아보지 못하고 왔었기에 오늘은 걷지 않았던 코스를
선택해 걸어서 온전히 가파도를 구석구석 다 돌아보고 온 셈이 되었다
지난번에 갔을때는 온통 청보리밭으로 가득 했었는데 오늘 다시 들어가본 가파도는 이렇게
청보리밭을 다 갈아 엎어놓은 밭들이 중간중간에 꽤 있어서 조금은 안타까웠다.
준경관보존작물로 보조도 받고있는걸로 아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축제기간에 이런
모습은 좀 고려해봐야 하는게 아닐런지....
이 청보리를 보려고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멀리 마라도가 안개속에 숨었다 어느순간 이렇게 나타나서 최남단에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청보리는 사실 제주도를 여행하다보면 종종 만날수 잇는 작물이지만
이렇게 끝없는 바다를 배경으로 가장 작은키의 섬에서 볼수 있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보리밭 뚝에서 이렇게 심은 듯 자생한듯 살아내고 있는 갯무의 꽃도 힌 포말의 거친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유화같은 그림을 선물해준다.
떠나보면 그게 어디인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발길이 닿는곳마다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다 내 눈속에 깊은 마음속에 예쁘게
들여놓고 싶어지는... 그건 봄이 주는 보너스가 아닐까?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어느 집 처마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나누어 먹는 차 한잔이 빵 한조각이
오늘은 유난히 더 맛이 있었던 것은 이런 조금은 낯선 곳이 낯선 환경이 주는
마음의 여유로움인가 싶다. 서두를것도 조급해 할 것도 시간이 되야 나갈수 있기에 조금은
무모한 짓도 조금은 철없는 짓도 해보고 싶고 해 봐도 될것같은...
내가 사는 동네이고 내가 사는 집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것 같은 일들....
청승맞고 처량할것 같은 일들도 이렇게 그게 여행이라면 다 추억이 되는...
그래서 "집 떠나면 개 고생이다"라고 해도 떠나고 싶은게 아닐런지...
오늘은 청보리가 더 초록빛이다.
이렇게 거센 비바람에도 이렇게 조그만 밭담에 기대 참 잘도 견디어주고 있다
송악산과 산방산이 그곳이 섬인양 넘실거리는 파도 너머에 있음을 지켜보며
가파도 청보리축제2차 방문을 끝냈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으면 동행하신분들이 조금은 더 가파도의 많은 모습을 담고 왔을텐데..
가파도 여행을 마치고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인테리어가 참 독특한 튀김 전문점이라는 곳에서
간단한 요기를 햇다.
아주 작은 평수의 가게였는데 주문을 한 후에야 튀김을 해서 바로 제공이 되는 곳이었다.
그런 이유로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음식은 참 깔끔하고 맛이 있었다.
사장님도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을 상당히 잘 찍는분이셔서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는 재미도 음식맛 못지 않았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갑자기 비가 쏟아져 바로 이동을 해야해서 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나왔는데 한번쯤은 더 가고 싶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