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특별히 다를게 없는 일상인데...
언제부터인가 꼭 먹어야 했던 아침은
어쩌다 먹는것으로 바뀌었다
스트레스,만성피로,갱년기 등등...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면서,하지만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도 아마 같은 답이 나올것이다
피곤함을 같이 데리고 출근을 한다
상사,선배,동료,후배들과 나름 재미나고 조금은
힘이 들어도 그로인해"참 사는게 힘들다"라는 말을
할 정도는 아니기에 괜챦다
돌아보면 늘 거이 같은 일과의 반복이다
어제와 닮은 오늘도 오늘과 닮을 내일도...
열심히 일하고 시간을 내어 산에도 오른다
가끔 친구와 만나 밥도 먹고 쓸데없는 예기로 열을 올리며
전망좋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리필하며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허전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군중속에 고독"누구나 살면서 수 없이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들이다
남들보다 크게 잘살지는 않터라도 그리 뒤쳐지는
삶도 아닌데,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잘 자라고,
크게 속상할 일도 없고, 남는돈은 없지만 기분에 따라
한번씩 지름신이 강림해도 살만하다
커피 값을 내가 내야하나?
식사 값은 누가 내야하나? 할때 고민하지 않고
내가 계산을 해도 빠른 나의 행동에
후회가 밀려오지도 않는다
조목조목 따지면 찾기힘든 허전함이요,공허함이다
매일 뜨고 지는 해 이건만 느낌은 매일 다르다
일출이 가슴에 솟아오르는 벅찬감동을 준다면 일몰은
가슴이 먹먹해지고 따뜻한 한 잔의 차 처럼
사람을 여유롭게 쉬게한다
일출보다는 이젠 일몰이 좋다
조그만 포구에서 수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해도
오름 정상에 올라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해도
그 어느곳으로도 아닌 어느 순간 회색빛 구름속으로
수줍게 숨어버리는 해도 365일 같은 일출도 같은 일몰도 없다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처럼...
늘 반복인것처럼 보이지만 어제와 똑 같은 오늘은 없다
무엇이 달라도 다른 오늘이다
100세 시대인 현실에서도 난 이미 반을 넘게 보냈다.
모든것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면서
삶에 치열했던 날들을 보낸 뒤에 공허함일까?
종일 강아지와 씨름을 하며 보냈다
너무 예쁘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끝임없는 호기심이,나만
바라보며 까만 눈동자를 빤짝거리면서
무슨 사고를 쳐 볼까? 궁리하는 몸짓도...
잠시나마 공허함도 허전함도 외로움도 잊게한다
가족이다! 나에게는 강아지도...
어쩌면 이런 여유가 주는 호사를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분에 물을 주고 텃밭에 쌈배추와
시금치 씨앗을 파종했다
수확이 끝난 고추를 뽑고 꽃이 진 꽃대들을 정리했다
몇 시간을 투자했지만 그리 확 티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은 정리가 된 느낌이고
땅 속에서는 몇 일이 지나면 새싹들이
삐죽삐죽 올라올 것이다
오늘 나의 이런 수고의 댓가로...
여유로움으로 느끼자 허전함과 공허함이 아닌..
행복함으로 느끼자 치열하게 살아 온 삶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 시간이라고...
가을 해빛에 빨갛게 익은 고추가 잘 말라가고 있다
화단에 심어져 있는 국화도 참 곱게 꽃을 피웠다
수 없이 많은 나의 손길이 닿은 후에...
바꿀수 없는 과거도, 알수없는 미래도
내가 만든 것이고, 내가 만들 것이다
울긋불긋 가을산을 물들이는 단풍처럼 내 삶도 그렇게
책 갈피에 끼워놓고 싶은 고운 단풍잎처럼
곱게 물들이고 싶다
오늘 하루도 그런 나날로 가다 쉬는 조그만 쉼표이고 싶다
피곤하면 쉬고
무거우면 내려놓고
힘들면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고 싶다
그런 삶을 살아야 겠다
조금은 사치스러운 이런 마음들을 같고 살아갈 수
있음에도 감사하자
가을 햇살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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