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영아리...
정말 오랜만에 단비가 내렸다
가뭄해갈에는 역부족이지만 당장 시들어 가는
농작물들에게는 생명수였다
계단이 많이 미끄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워낙에 가물었던 탓인지 큰 불편없이 오름답사를 했다
바람도, 공기도 가을 같은 날이었다
물영아리 오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날씨였다
유동은 올해도 어김없이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보기좋게 익어가고 있다
송이고랭이와 물고추나물이 습지의 대부분을
덮고 있다
비가 내린 후에 걷기 시작을 해서 오름전체가
안개로 정말 신령스럽기까지 한 산행이었다
잠시나마 내린 비로 습하기는 했지만 걷기에는
더 없이 좋았다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시화가 무거운 발걸음도
쉬어가게 하고 오늘따라 유난히 많이 들리는
맹꽁이 소리도 기분좋게 하는 그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