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

올레8코스(중문~대포까지)

라온! 2014. 11. 14. 18:52

 

 

살아가다보면 철저히 혼자인 날이 있다

물론 철저히 혼자이고픈 날도 있다

난 오늘 철저히 혼자인 날이었다

 

무작정 버스를 타 종점을 찍고  마음이 내리고픈 곳에 내린다

서귀포를 찍고 중문에 하차를 했다.

특별한 이유도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는것도 아닌데 꼭 내려야만 할것 같아서....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걷다보니 유난히 이 올레길이 너무나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늘 낙엽이 쌓여있는 길인데...이 길을 누가 이렇게 깨끗히 쓸었을리도

없을텐데...???  뭔가 이 현실은....

 

나만의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낙엽수가 줄지어 서 있는데...산책로는.....

 

 

 

 

 

이곳에 도착해서야 이유를 알았다

페인트 작업을 하느라 정말 청소를 한  것이었다.

"페인트 작업중..출입금지" 이렇게 다 왔는데 이럼 나는 나와야 하는건지 다시 돌아가야 하는건지...

분명 반대편에도 있었을것 같은데 나는 그걸 왜 보지 못했을까?

아님 반대편(내가 들어온곳)은 정말 이런 안내문이 없었나?

 

미국자리공이 붉게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이처럼 곱게 단풍이 드는 식물은 아닌데 이곳이라서일까?

 

 

 

 

 

 

8코스는 유독 잘 가꾸어진 정원을 같고있는 호텔들이 올레길에 함류해 있어

누구나 여행온듯한 느낌이 들게하는 곳이기도 하다

 

 

 

 

 

 

 

 

 

 

 

 

 

은빛으로 일렁이는 바다에는 요트유람이 또 다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는다.

 

 

 

 

 

 

 

 

 

 

 

백년초.....

 

유카꽃이 걸음을 붙잡는다

 

 

 

용설란꽃대가 중문을 다 지키고 있는가보다.

 

 

 

 

 

황근...솜털이 보송보송한 잎이 노랗게 그리고 붉게 단풍이 들었다

 

보리수터널.....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중얼거리면 불러본다

아무 생각도 아무런 감정도...

그냥 집에서 쉬어도 되련만 난 지금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건지....

 

 

 

 

 

삶이..생활이 참 많은 변화를 맞이했던 올 한해

누군가에게는 고맙고,감사하고

누군가에게는 미안하고,죄송스럽고

누군가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내가 걸어온 길이 선명히 보이는 모래밭길이 있는가 하면

방금 띤 발자욱도 보이지 않는 아스팔트 길도 있는 것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하면

애써 지우고 싶은 그래서 더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 있는 시간도 다 내 몫임을....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졸음과 잠시 만난다

눈을 떠 내리고 보면 낯익은 곳..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구름속에 비가 있는지 알수 없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없이 산  몇 시간의 여행에서 생각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왔지만 그 삶의 무게가 무겁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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