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보면 철저히 혼자인 날이 있다
물론 철저히 혼자이고픈 날도 있다
난 오늘 철저히 혼자인 날이었다
무작정 버스를 타 종점을 찍고 마음이 내리고픈 곳에 내린다
서귀포를 찍고 중문에 하차를 했다.
특별한 이유도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는것도 아닌데 꼭 내려야만 할것 같아서....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걷다보니 유난히 이 올레길이 너무나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늘 낙엽이 쌓여있는 길인데...이 길을 누가 이렇게 깨끗히 쓸었을리도
없을텐데...??? 뭔가 이 현실은....
나만의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낙엽수가 줄지어 서 있는데...산책로는.....
이곳에 도착해서야 이유를 알았다
페인트 작업을 하느라 정말 청소를 한 것이었다.
"페인트 작업중..출입금지" 이렇게 다 왔는데 이럼 나는 나와야 하는건지 다시 돌아가야 하는건지...
분명 반대편에도 있었을것 같은데 나는 그걸 왜 보지 못했을까?
아님 반대편(내가 들어온곳)은 정말 이런 안내문이 없었나?
미국자리공이 붉게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이처럼 곱게 단풍이 드는 식물은 아닌데 이곳이라서일까?
8코스는 유독 잘 가꾸어진 정원을 같고있는 호텔들이 올레길에 함류해 있어
누구나 여행온듯한 느낌이 들게하는 곳이기도 하다
은빛으로 일렁이는 바다에는 요트유람이 또 다른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는다.
백년초.....
유카꽃이 걸음을 붙잡는다
용설란꽃대가 중문을 다 지키고 있는가보다.
황근...솜털이 보송보송한 잎이 노랗게 그리고 붉게 단풍이 들었다
보리수터널.....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중얼거리면 불러본다
아무 생각도 아무런 감정도...
그냥 집에서 쉬어도 되련만 난 지금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건지....
삶이..생활이 참 많은 변화를 맞이했던 올 한해
누군가에게는 고맙고,감사하고
누군가에게는 미안하고,죄송스럽고
누군가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내가 걸어온 길이 선명히 보이는 모래밭길이 있는가 하면
방금 띤 발자욱도 보이지 않는 아스팔트 길도 있는 것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하면
애써 지우고 싶은 그래서 더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 있는 시간도 다 내 몫임을....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졸음과 잠시 만난다
눈을 떠 내리고 보면 낯익은 곳..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구름속에 비가 있는지 알수 없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없이 산 몇 시간의 여행에서 생각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왔지만 그 삶의 무게가 무겁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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