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15코스(납읍~귀덕)
겨울 같지 않은 날씨였다
나란히 서 있지만 한 그루는 살아있고 한 그루는
생을 마감한 모습이다.
아마 이렇게라도 볼 수 있는 것 역시
마지막 일 것이다
오른쪽이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소나무이다.
밭들마다 가득 이렇게 초록인 것은 제주라서 일 것이다
버들못...
소나 말의 물먹이 용으로 만든 연못으로 철새가 찾아와
노니는 모습을 일컬어 유지부압이라 하며
곽금8경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보호 수생식물인 창포군락의 자생지이며 보호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버드나무중 유난히 가지의 흐름이 아름다운 용버들
봄까치(큰개불알풀)
양지바른 곳마다 앙증맞게 무리를 지어 피고 있다
이 올레길은 일반 밭농사보다는 특작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들의 식탁에서 지금
만날 수 있는 채소들을 거이 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유난히 팽나무들이 밭마다 한 두 그루씩 밭을
지키기라도 하듯...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것 같은데
오늘은 유난히 눈에 띤다.
새로 더 신축중인 선운정사
해가 지면 불빛으로 가득 채워져 야간 관광지가 되고 있다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있는데도
몇 년전 인터넷에서 봤을때는 다른 지역에 있는
사찰인줄 알았었던...ㅎ ㅎ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그렇게 실감날줄은...
언덕위에 빽빽히 숲을 이루던 소나무들은 하나 둘
잘라져서 이젠 그 시절이 그려지질 않을 정도이다.
이 고사목 한그루도 다음 찾는날엔 베어지고
없을 것이다.
한 여름 땀을 식혀주고 그늘이 되어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이 한그루의 팽나무가..
툭 툭 그냥 얹어 놓은 듯한 밭담...
이렇게 구멍이 숭숭 뚤린 밭담 구멍 너머로 적채가
잘 자라주고 있는 모습이 참 정겹다
귀덕 마을 안길에서 만난 팽나무...
팽나무는 유난히 잔 가지가 많고 섬세해서 잎이
나오기 전 겨울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오래도록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멀리서 봐도 예쁘고 가까이 서 보면 더 아름답고..
겨울같지 않은 햇살에 방울양배추들이
넓은 잎을 가지런히 펴서 양껏 햇살을 받아들이고 있다.
잎겨드랑이에 수줍게 숨어 있는 방울양배추는
행여 떨어질까 온 힘을 다해 줄기에 붙어있는 모습이...
귀여움을 벗어나 대견스럽기까지..
참 아름다운 올레길...
이 모습이 정말 올레길인데...
외지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돌담집
아마 이 집도 그 런 외지인의 소유인듯 싶다.
고구마저장고
고구마는 습도가 중요해 적당한 습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현대식 창고가 없던 시절에는
이렇게 저장 보관했었다고 한다.
금잔화가 힘껏 기지개를 켜서 울타리 밖
세상구경을 하고 있다.그들에게 보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귀덕은 아직까지도 예전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마을안은 걸어볼 기회가 없어서 깊숙히
들어와 보지 못했는데 오늘 올레길에서 벗어나
이구석 저구석을 기웃거려 본 덕분에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마을의 모습을 많이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내가 어릴적 살았던 마을도 이런 모습이었는데...
그 시절엔 이런 집이 이런 풍경이 좋은것인줄 몰랐는데...
이젠 가 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이 올레길 끝에는 어떤 노부부가 살 고 있을까?
추억이 있어, 추억할 것이 있어 감사하면서도
그 시절이 문뜩 그리워진다
굴뚝 가득 힌 연기가 피어오르고 울타리 너머로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들로 넘쳐나는
어린시절 이런 올레길에서의 해 질녘이...
밥 먹으라는 할머니들의 부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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