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피곤해서 꼼짝도 하기 싫었다.
누워있다 아무래도 피곤도 가실것 같지않고 저녁이면 많이
후회가 될것이기에 베낭을 메고 일단 나왔다..집을..
그냠 좀 먼 바닷길을 걷고자 남원행 버스를 탔다.
참마 꽃봉우리가 시원한 바닷바람이 문을 두드리면 바로
개방을 할 모양이다
신영박물관 뒷길인 이곳은 바닷길이 숲길과 어우러져
상당히 아름다운 올래 5코스로 한번은 걸어봐야 하는 길이다.
한반도의 모습....
올레길이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울타리가 높아 안을 밖에서
들여다 볼 수가 없었는데 몇년전 울타리를 낮게 내리면서 훨씬 더 아름답게
사찰의 모습이 드러나서 참 좋다.
한울타리
위미3리 포구에서 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분을 만났다.
서울에서 이곳으로 3년전에 귀촌을 하셨다고 한다.
삶에 지치고 이런저런 아픔을 격고 난후 선택한 길이 이렇게
놓았던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으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림처럼 너무나 소녀같은....
용천수에 발을 담그고 꼭 이렇게 누워 있어야만 될것 같은....
잠시 머물며 그 분의 기를 듬뿍 받고 왔다.
잡히지 않는 삶을 놓으면 이렇게 잡히는 삶이 기다리고 있단다.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한번 본적도 만난적도 없지만 한번 안아보자고 했고 흔쾌이 꼭 안아 주셨다...
그늘도 없고 오늘은 좀 더워서 힘들것 같은데 괜챦아요?라는 내 질문에
걸어오면서 힘들고 더웠어요?라고 내게 질문을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즐겁고 이런 날씨도 괜챦죠! 하며 웃으셨다.
나 역시 그랬다....
짧은 만남 긴 여운을 남기고 발길을 옮겼다.
돌틈에서 이렇게 샤프란 꽃이 피었다.
왜가리인가?
오늘 바닷가 바위 위에는 유독 참 많이 나와 있었다.
동백나무 길....
모래땅에서 방동사니가 걷는 발길을 조금 더 가까이 불렀다.
으아리
지귀도...
등대까지 보이는데 해무와 거리가 멀어서 당겨오다 보니 더 흐려진 모습이다.
많이 선선해졌다.
날씨가 더우면 바닷길은 걷기가 힘이 드는데 이젠 바람이 가을 바람이라서인지
걸을 만 하다.. 머루가 알알이 영글어 가고 어느 집 울타리에 늙은 호박이 노랗게 익어 가고
빨간고추가 처마 밑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말라가고 있다.
계절은 또 이렇게 바뀌고 있다.
이렇게 올래길을 오름자락을 걷다보면 계절의 변화를 더 실감하게 된다.
천고마비의 계절...가을
모두가 하늘이 높아지는 만큼 마음도 같이 커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