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

석굴암가는 길

라온! 2016. 6. 19. 20:54

 

- 동행이 그리울때 -

 

한적하고

느낌 좋은 길을 걸을 때

곁에 그림자처럼 편한

동행이 있으면 싶을 때 있습니다

생각없이 그냥 걷다가

걷다가 서로 마주치는 웃음

가슴에 닻을 내리기도 하고

떨림의 무늬로 내려 줄 동행이

그리울 때 있습니다

산다는 건 어차피

알게 모르게 낯설고

깊은 쓸쓸함 몇 모금씩은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처럼 담고

가야하는 것이라지만

바람 부는 날

비틀거릴 때 한번쯤 허리를

부등켜 안아도 좋을

동행 하나 그리울 때 있습니다

 

 

 

 

 

산개벗나무열매

 

 

 

 

 

 

 

 

 

 

정금나무

 

 

 

 

 

 

산매자나무꽃

 

 

 

 

 

 

산딸나무

 

 

 

 

 

 

 

 

 

 

 

 

 

 

 

 

 

 

 

 

 

 

 

 

 

 

 

 

호자덩굴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불경(나는 나름 좋은 글)을 들으며 이 길을

걸어 올라가다보면 그 시간은 아무런 욕심도

성냄도 없이 살수 있을 것 같다.

마음에 와 닿는 몇 귀절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의 삶을 반성하게 한다.

일상으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시

치열하게 살아가겠지만...

버스 배차 간격이 긴 시간에 간 탓에

일찍 내려와도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일부러 쉽터에서 머물며 좋은 글귀

몇 소절을 메모지에 적어왔다.

매번 집에와서 기억하려 하면 생각이

떠오르질 않아서 늘 아쉬움이 있던터라..

장마가 시작되서인지 습도가 많이 높았다

몇 걸음만 내 딛어도 땀이  등줄기에서

흘러내림을 느끼며 걸었던 석굴암 가는길...

간간이 안개가 벗을 해 주고

보이지 않는 새 소리가 친구해주는

바람결에 소나무의 솔향이 길동무를

해 주는 언제나 어느 계절이나

좋은 그 길을 오늘 또 걸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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