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바람에 물었습니다.
실오라기 하나에도 집착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 말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풀잎에 물었습니다
거친 시련에도 굴하지 말고
꿋꿋이 홀로 서라 말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늘에 물었습니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창공을 난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번엔 나에게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할 게 아니라
미워하는 사람도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다짐합니다
유달리 행복해 보이는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어르신은 정말 행복해 보이십니다
어떻게 살아야 어르신처럼 걱정도 근심도
없이 항상 웃을 수 있는 겁니까?"
그러자 그분이 대답했습니다
"저 물위에 평화롭게 둥둥 떠 다니는오리들이
보이십니까?
보기엔 아무 염려 없어 보이지만 저 오리들도
물아래서 얼마나 열심히 두 발을
움직여야 하는지 아십니까?"
이곳에 가면 누구나 이렇게 사색에
잠기고 몇 줄 좋은 글귀가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는 곳이다.
옥빛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 때도
바람결에 떨어져 물 위를 떠돌고 있는 나뭇잎
하나도 쉬이 그냥 바다로 가질 않는다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사연을 전하고 픈 것 인지
바람결에 고은 물결이 조용히 춤을 춘다.
서로가 분명 맛도 성질도 다른 물이건만
자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들어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이렇게 고운 물빛을 만들었다.
여름 한철 참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했을...
그 그림같은 물결도 오늘은 조용히 휴식 중이다
진정 용이 승천을 했음직한 모습이다.
오랜세월 같은 시간을 살아온 곰솔도
이젠 서로에게 벗이요
서로 비춰주는 그림자가 되었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에선
사람들이 같이 동무를 해 주고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벗이 없어도
전혀 외롭지 않은 곳 쇠소깍...!
싼 커피 한잔으로도 참 많이 행복해 할 수 있는 곳
한 참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으아리꽃을
그곳에 선물했다
수 많은 사람들의 추억속에 사진속에
이런저런 사연들로 가득 채워준 이 곳 쇠소깍
벤치 하나를 통으로 차지하고 앉아
나도 오늘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이곳에서
만들어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