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가장 솔직한 계절

라온! 2017. 3. 8. 15:42

 

가장 솔직한 계절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고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계절이다

 

 

하늘아래 고스란히 숨김없이

하늘이 허락하는 데로 하루하루 언제나

다른 하늘과 벗삼은 자연은...

 

 

올려다 보는 시선에 부끄러워하고

발가벗은 모습에 수줍어

아무 말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쩜 감출곳도 숨길수도 없는 나무는

그래서 더 홀가분 할런지도 모르겠다.

 

 

가녀린 잎으로, 화려한 꽃으로,탐스러운 열매로

늘 앞 자리를 양보하다 이제

남은것은 가장 순수한 본 모습이다.

 

 

우리들도 이렇게 순리데로 살면 삶이 훨씬

편안해질까?

조금은 더 여유로워 질까?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잎이 작은

나무들이 유독 잔 가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 내어주고난 후 모습은 더 아름답다 

 

 

작고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도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한 작은 가지들처럼

어느날 문득 올려다보면 이처럼 참 정이가는

모습이지 않을까?

 

 

파란하늘에 힌 구름이 시시각각으로

다른 그림을 그려주고

그래서 단 한 순간도 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은 자연 덕분에 우린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특혜를 누린다.

 

 

때로는 멀리,때로는 아주 가까이

언제든지 볼 수 있는곳에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삶의 많은 부분을 같이하고 있으면서도

참 무심한 듯 우린 서로를 그렇게 지켜보고 있다

 

 

가지 끝에 하나,둘 연두빛 여린 잎이

그토록 딱딱한 가지를 씩씩하게 뚫고 나와

바람결에 햇살좋은 날 눈부시게 빛이나는...그런

봄날을 기다리지 않아도 선물하듯

우리들에게도 그런 따스한 봄날은 언제쯤 올런지..

 

 

혼자이면 외롭지만 더 돋보이고

여럿이면 외롭지는 않지만 덜 돋보인다

자연이든 우리 삶이든 다 가질 수는 없는가 보다.

 

 

조금은 성질급한 바람이 수시로 파란 하늘을

회색빛 구름으로 가려버린다.

어릴적 읽었던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벗길 수

있는지 내기라도 하듯이..바람이 성이 났다

 

 

누가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잎도 ,꽃도, 열매도 하나 없는 알몸이지만

한참을 올려다봐도 입에서 맴도는 말은 '참 예쁘다'

 

 

긴 겨울이 끝나고 하늘과는 가장 먼 땅위에서는

봄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내며

소식을 전하고 있고 우린 그 봄소식에

조금이라도 먼저 만나려 마중을 나간다.

 

 

저 높은 가지 끝. 하늘과 가장 가까운 그곳에는

 봄이 얼만큼 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와 있음을 믿기에 설램이 배가 된다

 

 

지금 가장 겸손한 자연의 모습처럼

너와 나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시간에도

따스한 봄이 행복을 가득 안고 찾아 와 주었으면..

 

 

귀하지 않은 삶이 배려받지 못할 삶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소중한만큼 상대방도 존중하고 배려해주면서

오는 따스함을 같이 맞이했으면...

 

 

꽃이 아름답고 좋아지면 나이를 먹은 것이다'라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이를 먹어서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꽃이라고 해도 굳이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전날의 설램도

여고시절 수확여행 전날의 설램도

지금껏 행복했던 설램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지만 그 기다림 뒤에 설램도

그 어린시절 설램 뒤에 나란히 있을 것 같다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다

여름인가 싶으면 겨울이다

나의 마음은 20여년전 그 마음 그대로인데

내 아들이 내 키를 훌쩍 넘을만큼 자라 나에게

세월을 깨닭게 하지만 하지만 그 시절 그마음으로

좀 철이 없으면 어떻고 좀 나이 값을 못하면 어떠리...

우리 집 화단에도 키 작은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을 했고 난 그 앞에 낡은 카메라를

들이밀며 또 열심히 찍어대고 있다.

이런 열정이 있고

그로 인해 느끼는 희열이 온 몸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또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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